[정신분석 대학원]

건강 심리학 [health psychology]

한신학 han theology 2016. 3. 19. 19:20
건강과 관련된 다양한 심리적 요인을 다루는 심리학 분야
주요용어건강, 심리학, 정신신체 의학, 행동 의학, 연구 방법, 건강 심리학자
분류건강 심리학

1. 개요

건강은 단순히 질병에 걸리지 않은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한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안녕 상태를 의미한다(WHO, 1946). 건강 심리학은 건강 증진, 질병 예방 및 치료, 건강 위험 요인 분류, 건강 관리 체계 향상, 건강에 관한 여론 형성 등 건강과 관련된 일에 심리학적 기술을 사용하는 학문이다. 즉, 건강에 해로운 행동을 변화시켜 질병을 예방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게 하거나(OrleansUlmer, & Gruman, 2004), 통증을 경감시키고 스트레스를 낮추고 의료적 충고를 따르도록 하며, 만성 질환 환자 및 가족 구성원들을 도와주는 일 등과 관련이 있다.

2. 건강 심리학의 등장 배경

소크라테스와 히포크라테스 시대부터 심리적, 정서적 요인들이 신체 질환에 기여한다고 보았다. 즉, 질병은 신체적 요인뿐만 아니라 영적인 요인, 심리∙사회적 요인을 포함한다고 본 것이다. 정신신체 의학(psychosomaticmedicine)이란 용어는 1818년 헨로쓰(Henroth)가 처음으로 소개했다. 1939년에는 이에 관심을 가진 의사들이 중심이 되어 미국 정신신체의학회가 창설되었고, 같은 해에 공식 기관지인 《Psychosomatic Medicine》 창간호가 출간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정신신체 의학은 1932년 월터 캐넌(Walter Cannon)이 생리적인 변화가 정서에 수반되어 나타난다는 관찰을 하면서 시작된 의학의 한 분야로, 신체 질환에서 심리적, 정서적 원인을 찾는다(Kimball, 1981). 이는 즉, 정서가 신체 변화를 야기할 수 있고 이런 신체 변화가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급기야 프란츠 알렉산더(Franz Alexander, 1950)는 정서적 갈등을 어떤 질병의 전조로 간주했다. 이런 견해로 인해 많은 이들이 정신신체성 질환은 ‘실제’가 아니라 ‘머릿속에 있는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나 지나치게 단순화된 이런 견해와 현대 의학이 상충하면서 건강 관리 분야의 많은 종사자들이 심신 관련성을 무시하게 되었고, 특정 질병의 생의학적 치료법에만 집중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런 치료법은 페니실린, 항생제, 인슐린, 백신 등의 치료가 중심이 되었다(Fritz, 2000).

정신신체 의학이라는 뿌리에서 행동 의학과 건강 심리학이라는 두 개의 새로운 통합 학문이 출현했다. 1977년 예일 대학교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는 행동 의학이 “건강이나 질병에 관련된 행동 과학적, 생물 의학적 지식과 기술을 개발하고 통합하며, 이런 지식과 기법들을 예방, 진단, 치료 및 재활에 적용하는 학제 간 분야”라고 정의했다(Schwartz & Weiss, 1978, p. 250). 예방, 진단, 치료 및 재활을 증진한다는 행동 의학의 목적은 건강 관리 분야의 여타 부문과 유사하다. 그래서 행동 의학은 건강을 증진시키고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의학과 연계하여 심리학과 행동 과학을 활용하려고 한다.

행동 의학이 출현했을 무렵 행동 건강(behavioral health)이라는 신생 학문도 함께 등장했다. 행동 건강은 건강 철학을 증대시키기 위해 여러 다른 과학이 통합된 종합 과학이다. 행동 건강은 불편한 사람들의 문제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보다 건강한 사람의 건강 증진과 질병 예방을 강조하며, 상해 예방, 흡연, 알코올 남용, 식습관, 운동과 같은 영역을 포함한다. 행동 건강에서는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행동 과학과 생물 의학의 지식을 활용하면서 개인의 책임을 강조한다(Matarazzo, 1980).

건강 관리 수단으로서 행동 건강은 사회나 개인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행동 건강은 공식적인 학문으로 계속 발전하지 못하고 건강 증진을 도모하는 몇몇 유관 분야로 흡수되었고, 결국은 개인의 신체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적 행동과 생활방식에 관심을 두는 심리학의 한 분야인 건강 심리학(health psychology)에 통합되었다.

심리학 지식은 건강 지식에 다음과 같은 기여를 했다.

•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한 전통적인 기법 적용
• 질병보다는 건강을 강조
• 신뢰할 수 있고 타당한 측정 도구 개발
• 건강 관련 연구를 설명하기 위한 유용한 이론적 모형 구성

건강 심리학은 건강에 영향을 주는 조건들을 분류하고 만성 질환을 진단하고 생리적, 심리적 재활에 포함되는 행동 요인을 수정할 수 있도록 돕는다. 건강 심리학은 건강과 질병과 관련된 결과를 산출하기 위해 생물학, 사회학과도 협동한다(아래 그림 참조).

건강 심리학의 모형

건강 심리학의 모형생물학, 심리학, 사회학 요소가 건강 또는 질환의 결과를 낳음(Brannon & Feist, 2007)

3. 건강 심리학 약사

1973년에 건강 심리학은 독립된 영역으로 행보를 내딛기 시작했다. 1978년 미국 심리학회는 “의학과 심리학의 공유 영역 중 일부로서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진(혹은 종사하고 있는) 심리학자들을 위한 과학적∙교육적∙전문적인 조직”인 38번 분과 학회인 건강 심리학회(Health Psychology)를 설립했다(Matarazzo, 1994, p. 31). 그리고 1982년에는 38번 분과 학회의 공식 학회지로 《건강 심리학(Health Psychology)》을 출간했다. 현재 건강 심리학회는 미국 심리학회 산하 학회로 굳건하게 자리 잡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강력한 심리학 조직으로서 임상보다 연구를 더 강조하는 미국 심리학협회(American Psychological Society)의 인정도 받고 있다.

건강 심리학은 독립적인 전문 영역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다음 다섯 가지 기준에 부합한다.

첫째, 건강 심리학회는 국내 학회와 국제 학회가 갖추어져 있다.
둘째, 《건강 심리학》이라는 전문 연구지 외에도 다수의 고유한 학술 잡지를 발간하고 있다.
셋째, 주제, 방법 및 적용이 여타 심리학 분야와 다르다는 사실을 여러 심리학 전문가들이 받아들였다.
넷째, 미국 전문가 심리학 위원회(American Board of Professional Psychology)의 인준을 받았다.
다섯째, 전문 심리학에서 특수성과 숙련성에 대한 미국 심리학회 전문 위원회(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Commission on the Recognition of Specialities and Proficiencies in Professional Psychology)로부터 인정받았다.

4. 심리학 내에서 건강 심리학의 위치

2001년 APA 총회는 정관을 바꾸어 회원의 사명을 언급하는 부분에 ‘건강’이라는 용어를 삽입했는데, 이는 심리학을 과학과 직업으로 끌어올려 건강과 복지를 증진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Thorn & Saab, 2001).

다른 분야 심리학자들과 동일한 기본 훈련 과정을 거치는 건강 심리학자들의 훈련 핵심은 1949년 볼더(Boulder) 회의에서 결정되었는데, 이 회의에서 심리학은 과학적 학문이면서 동시에 임상적 전문 직업으로 정립되었다. 그때부터 심리학과 내에 설치된 모든 박사 과정 프로그램은 심리학자를 위한 일반적인 교과 과정 내에 동일한 핵심 과목을 갖추게 되었다. 따라서 건강 심리학자들도 모든 심리학자들에게 필요한 핵심 과목을 먼저 수료한 후 건강 심리학 전문 박사 후 과정 프로그램을 수료해야 한다.

이러한 훈련 과정은 병리생리학(pathophysiology), 약리학(pharmacology), 생화학(biochemistry), 심장병학(cardiology), 그리고 기타 건강 전문학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대안으로 박사 과정 훈련 동안 새롭게 등장하는 다수의 건강 심리학자를 위한 전문 프로그램을 수련할 수 있다. 건강 심리학자들은 먼저 심리학자이고 다음으로 건강 분야 전문가이지만, 건강 전문 관리 팀의 한 분야에서 역할을 하려면 먼저 임상 건강 심리 전문가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건강 분야에 걸쳐 방대한 훈련을 거쳐야 한다.

5. 건강 심리학자의 임무

미국 심리학회의 건강 심리 분과 학회는 1983년 뉴욕 주 하리만 소재 아든하우스에서 개최된 건강 심리학자를 위한 교육 훈련 프로그램을 확정하고 “건강 심리학은 건강을 유지, 증진하며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 심리학의 지식을 교육적, 과학적, 전문적으로 활용하는 종합 과학이다. 또 건강 심리학은 건강, 질병, 그리고 기능 장애의 원인을 규명하고 진단한다”(Matarazzo, 1980)라고 건강 심리학을 정의했다. 임상 건강 심리학자들이 수행하는 중요 기능은 다음과 같다(Belar et al., 1978).

• 치과 및 외과 수술 환자에 대한 평가
• 주사기, 마취 및 분만에 대한 공포증을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한 감도 감강 훈련 실시
• 만성 요통 및 두통을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능력 훈련
• 임신 및 약물 치료에서 오는 구토, 신경성 소양증에서 오는 가려움증, 레이노병에서 오는 혈관 경련, 만성 결핵에서 오는 호흡 곤란 증후 통제 치료
• 만성병 환자 및 회복 단계에 있는 심장 질병 환자 간호
• 외상 후에 오는 신체적 결함 극복 훈련, 졸도 후 회복한 환자에 대한 인지 훈련
• 흡연, 음주, 스트레스 등 위험 요소를 가진 사람에 대한 행동 수정 프로그램 개발 활용
• 직원 간의 의사소통 및 역할 갈등에 대한 자문
• 전문적 자문 수용책 수립
• 작업장 내의 건강 촉진 계획 수립
• 암 환자에 대한 의료 봉사
• 진단 및 치료 계획 수립을 위한 신경심리학적 평가 계획 수립과 시행

임상 건강 심리학자는 이 밖에도 진단을 위한 면접, 행동주의 심리학적 평가, 심리 검사, 통찰을 바탕으로 한 심리 치료, 행동 치료, 정신생리학적 행동 조정, 바이오피드백 훈련, 집단 치료 등을 한다. 이론적 측면에서도 행동주의 이론만이 아니고 정신역동 이론, 실존 이론, 사회 학습 이론 등을 폭넓게 수용하여 응용한다. 그리고 실제 임상에서는 질병 극복 책략을 수립하는 것은 물론, 정신신체적 장애, 의사와 환자 간의 관계, 진단 및 질병 예방 문제 등을 체계적으로 다룬다.

6. 한국의 건강 심리학

미국의 건강 심리학 흐름에 따라 1994년 국내에서도 한국 심리학회의 8번째 분과로 건강 심리학회가 설립되었다. 한국 건강 심리학회는 신체 및 정신 건강의 생물∙심리∙사회적 측면에 관심이 있는 심리학자들과 관련 분야 연구자들, 그리고 건강 관리(health care) 전문가들의 상호협력 관계를 촉진하는 데 목적을 두고 설립되었다. 한국 건강 심리학회는 건강과 질병의 원인을 통합적으로 이해하여 건강을 증진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건강 관련 영역에 심리학적 지식이 활용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학회에 가입하는 회원 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건강 심리학의 연구 결과를 공유하는 학회지《한국 심리학회지: 건강》이 단기간 내에 학술 진흥 재단의 등재지로 인정받아 연 4회 발행되고 있다. 또한 연 4회의 학술 발표 대회와 워크숍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으며, 2004년에는 서울에서 아시아 건강 심리학회를 개최하여 국제적인 학술 교류가 시작되도록 기반을 마련했다. 뿐만 아니라 건강 심리 전문가 자격 제도도 시행하여, 전문적인 훈련을 거친 전문가들을 배출하고 있다.

건강 심리 전문가란 건강 증진과 질병의 예방, 진단, 치료, 재활을 위한 능력을 갖추고 스트레스 관리, 통증 관리, 건강 관리, 행동 의학 등의 영역에서 활동하는 심리학자이다. 이들은 건강 심리학이라는 새롭게 발전하는 학문에서 과학자적인 자세로 연구와 공부에 힘쓰고, 자신의 전공 영역에서 숙련된 전문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며, 건강 심리학에서 바람직한 것으로 보는 지식을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건강 심리학이나 관련 분야에서 석사 혹은 박사 학위를 받은 한국 심리학회 회원이 한국 건강 심리학회에 가입하여 일정한 수련 과정을 마친 후 자격 시험에 합격하면 건강 심리 전문가로 활동할 수 있다. 건강 심리 전문가 자격증은 한국 심리학회가 수여하며 건강 심리 영역에서 최고의 자격이기에, 건강 심리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과학자이자 임상가로서 전문성을 갖추고 건강 심리학적 원리를 자신의 삶에 적용하는 자세로 자신과 국민의 건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한국 건강 심리학회 홈페이지 참조).

7. 건강 심리학적 연구 방법

건강 심리학적 연구에서는 상관 연구, 횡단 및 종단 연구, 실험 방안, 그리고 사후 방안이 모두 유용하게 활용된다. 상관 연구는 예를 들어 성격과 심장병이라는 두 가지 변인 간의 관계성과 그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상관 연구를 통해 두 변인 간의 인과관계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횡단 연구는 어느 한 시점에서 집단을 비교 연구한다. 횡단 설계에서 연구자는 동맥 폐쇄,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와 심장 질환의 관련성을 확인하기 위해 적어도 2개의 다른 연령 집단이나 발달 단계 또는 2개의 다른 인종 집단에서 표본을 추출하여 연구한다.

종단 연구는 상당 시간 참여자들을 추적하여 그 변화 양상을 확인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더 유용한 결과를 산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시간과 비용이 들고 많은 연구자가 필요하다는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 상관연구, 횡단 및 종단 연구 모두 심리학 연구에서 중요하지만 그 중 어떤 연구도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 없다. 심리학자들은 원인이 되거나 영향을 미치는 변인을 알고 싶어 한다. 이때 실험 연구가 필요하다. 실험 설계에서 연구자는 독립 변인을 조작하기 때문에 실험 집단과 통제 집단 간에 나오는 차이는 독립 변인의 상이한 처치 차이 때문이라고 결론지을 수 있다. 그러나 실험 연구에서는 처치 이외에 모든 조건을 동일하게 만드는 것이 쉽지 않으며 위약의 효과를 통제하는 것도 큰 과제 중 하나이다.

사후 설계 연구는 연구자가 두 집단 이상을 비교한다는 점에서 실험 방안과 유사하지만 통제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인과성을 논의하기가 어렵다. 이 방법은 어떤 결과가 이미 발생한 후에 그 원인을 사후적으로 추적해 찾아내는 설계 방법으로, 변인들의 분류된 특성을 통해 결과를 논리적으로 유추하는 것이다.

건강 또는 질병의 빈도와 분포에 기여하는 요인들을 연구하기 위해, 역학 연구자들은 관찰 연구, 무선화된 통제 연구 및 자연 실험 등 심리학자들이 사용한 것과 유사한 과학적 방법을 사용한다. 관찰 연구는 상관 연구와 유사하지만 전향적, 회고적 연구일 수 있다. 회고적 연구는 이미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의 집단으로 시작하여, 이 질병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과 다른 특징을 조사하는 반면, 전향적 연구는 종단적 방안이며 한 집단에 속한 사람들의 변화 양상을 추적한다. 무선화된 통제 연구는 심리학의 실험 연구와 유사하며 자연 실험(natural experiments)은 사후 연구와 유사하다. 이 방법은 독립 변인이 조작될 수 없을 때 주로 사용된다.

역학자들은 위험 요인, 유병률 및 발병률의 개념을 사용한다. 위험 요인은 이 질병이 없는 사람들보다 이 질병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더 큰 빈도로 발생하는 어떤 조건이다. 유병률(prevalence)은 특정 시기에 어떤 지역 인구 중에서 특정 질병을 가진 환자의 비율을 가리키는 반면, 발병률(incidence)은 특정 시기 동안 이 질병이 새로 나타난 사례의 빈도를 측정한다.

집필 : 박지선(부산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상담학과)

참고문헌

출처
심리학용어사전, 2014. 4. 표제어 전체보기
제공처
한국심리학회 http://www.koreanpsychology.or.kr
심리학용어사전은 네이버와 한국심리학회가 공동기획하고 제작하는 콘텐츠입니다. 한국심리학회는 1946년 설립돼 현재 14개 분과에 17,000여 명의 회원이 속해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심리학 연구를 위한 학술 단체입니다.

[네이버 지식백과] 건강 심리학 [health psychology] (심리학용어사전, 2014. 4., 한국심리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