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학교 석박사과정]

이집트 빈민촌서 람세스 2세 추정 거대 석상 발견

한신학 han theology 2017. 3. 11. 18:32

높이 8m 달해…손자 세티 2세 동상도 발굴

"누구의 머리일까?"…이집트 마타리야에서 발견된 거대 석상의 머리부분[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한 빈민촌에서 이집트 역사상 가장 유명한 왕 람세스 2세로 추정되는 대형 동상이 발견돼 고고학계의 관심이 쏠렸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집트와 독일 고고학 연구팀은 지난 7일 카이로 서부 노동자 밀집 거주 지역인 마타리야에서 높이 8m에 이르는 동상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미완공 건물 사이 땅속에서 발견한 이 동상이 기원전 13세기 고대 이집트 제19조 왕조 시기 66년간 이집트를 통치한 람세스 2세(재위 BC 1279~1213년)의 전신상일 것으로 추정했다.

규암으로 만들어진 이 동상이 발견된 장소가 람세스 2세가 고대 도시 헬리오폴리스에 세운 태양신전 터와 가깝다는 점에서다. 

카이로 서부지역에서 발굴된 람세스 2세 추정 석상[EPA=연합뉴스]

태양신전은 당대 건설된 신전 중 최대 규모로, 오늘날 관광객이 많이 찾는 룩소르의 카르나크 신전보다도 2배나 큰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집트인은 태양신이 헬리오폴리스에서 세계를 창조했다고 믿었다.

만약 이 동상이 람세스 2세라면 고고학적으로 의미 있는 발견이라는 것이 학계 평가다. 

람세스 2세는 여러 차례 전쟁을 치러 영토를 시리아에서부터 북부 수단까지 확장하며 이집트 역사상 최고 전성기를 이끈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권위를 과시하기 위해 수많은 건축물을 세웠는데 태양신전도 그 중 하나다. 

석상 발굴 작업을 진행 중인 이집트·독일 고고학자들[EPA=연합뉴스]

그러나 태양신전은 그리스 로마 시대 파괴됐으며 신전을 장식하던 오벨리스크는 대부분 알렉산드리아나 유럽으로 옮겨졌다. 나머지 유물도 약탈당하거나 카이로 개발과 함께 건축 자재로 사용돼 거의 남아있지 않다. 

이번에 발견된 동상도 여러 부위로 나뉜 상태다.

칼리 알 아나니 이집트 문화재청장은 "동상의 머리 아랫부분과 가슴 부분을 발굴해 머리 부분은 옮겼다. 왕관과 오른쪽 귀 조각과 오른쪽 눈 일부도 찾아냈다"고 발굴 상황을 설명했다. 

이집트·독일 고고학자들이 찾아낸 고대 이집트 대형 석상[AFP=연합뉴스]

연구팀은 이날 대형 포크레인을 동원해 지하수에 잠긴 머리 부분을 꺼내는 작업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나머지 조각들도 찾아내 회수한 다음 복원 작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 동상이 람세스 2세로 확인되면 내년 기자에 문을 여는 '대(大) 이집트 박물관' 입구에 설치한다.

람세스 2세 동상이 발견된 곳에서는 람세스 2세의 손자인 세티 2세로 추정되는 80㎝ 크기 동상도 나왔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람세스 2세로 추정되는 석상이 발견된 장소[AFP=연합뉴스]

luc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