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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적 사고는 믿음이나 행위를 결정하기 위한 합리적이고 반성적인 사고이며, 더 나아가 생각을 더 잘하기 위해 생각에 관해 생각하는 사고다. 학습과 활동의 측면에서 비판적 사고와 논증은 상호 밀접한 연관을 맺는다. 비판적 사고의 요소와 표준은 논증의 내 · 외적 요소들로 환원할 수 있다.
비판적 사고와 논증의 학습
현대사회에서는 무분별하게 주어지는 수많은 정보들을 어떻게 잘 선별하고 활용할 것인가가 중요하게 대두됨으로써 ‘비판적 사고’의 필요성이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본래 ‘비판(批判, critique)’은 ‘나누다, 분리하다’를 의미한다. 무엇이 무엇을 비판하기 위해서는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것과 자신을 분리시켜 객관화한 후 그 대상을 비판하는 과정을 밟는다. 이러한 비판의 의미는 비판적 사고에도 반영되어 있다.
비판적 사고에 관한 로버트 에니스(Robert H. Ennis)의 정의는 널리 통용되는 것으로, 그는 비판적 사고를 “믿음이나 행위를 결정하기 위해 하는 합리적이고 반성적인 사고”라고 규정한다. 이 정의에서 ‘합리적이며 반성적인 사고’라는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합리적인 사고는 그 원인이나 이유를 면밀히 검토하고 따져 보는 것이며, 반성적인 사고는 주어진 정보를 그냥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적극적으로 의문을 제기하며 스스로 해답을 모색하는 것이다. 리처드 폴(Richard Paul)은 비판적 사고를 좀 더 메타적인 관점에서 규정한다. 그에 의하면 “비판적 사고는 생각을 더 잘하기 위해 생각하는 동안 생각에 관해 생각하는 사고다. 비판적 사고는 서로 얽혀 있는 세 국면을 포함한다. 즉, 비판적 사고는 생각을 분석하고 평가하며 개선한다.” 이 정의에서는 자신이 하고 있는 생각에 관해 생각하기가 핵심이다.
사실상 비판적 사고의 이러한 특징은 논증을 수행하거나 그것을 분석 평가할 때 비판적 사고가 밀접하게 관련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 준다. 동시에 비판적 사고는 논증의 학습을 통해 효과적으로 습득될 수 있다. 연역 논증과 같은 형식 논리의 학습뿐만 아니라 논증의 맥락까지 고려하는 비형식 논리의 학습을 통해 비판적 사고는 함양될 수 있다.
비판적 사고의 요소
연구자에 따라 비판적 사고는 8요소, 9요소, 10요소로 제시되기도 한다. 그중 김영정이 제안한 9요소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목적(end) 또는 의도(purpose)다. 모든 사고에는 목적이 있다. 사고는 그것의 목적이 분명하고 중요하고 현실적이고 일관적일수록 더 좋다. 둘째는 질문(question) 또는 현안 문제(problem at issue)다. 모든 사고는 어떤 것을 생각해 내고 물음에 답하고 문제를 풀려는 시도다. 사고는 그것이 답하고자 하는 문제가 분명하고 중요하고 답변 가능하며 맥락에 적절할수록 더 좋다. 셋째는 개념(concepts)이다. 모든 사고는 개념을 통해 형성되고 표현된다. 사고는 개념이 분명하고 적절하고 깊이 있고 폭넓은 만큼 분명하고 적절하고 깊이 있고 폭넓다. 넷째는 전제(presupposition) 또는 가정(assumption)이다. 모든 사고는 전제에 근거한다. 사고는 그것이 갖고 있는 전제가 건전한 그만큼 건전하다. 다섯째는 정보(information)다. 모든 사고는 자료, 정보, 증거, 경험에 근거한다. 사고는 그것이 기반하고 있는 정보가 건전한 그만큼 건전할 수 있다.
여섯째는 결론(conclusion) 또는 추론(inference)이다. 모든 사고는 추론을 포함하는데, 그 추론을 통해 우리는 결론을 도출한다. 사고는 그것이 하고 있는 추론과 그것이 도달하는 결론이 건전한 그만큼 건전할 수 있다. 일곱째는 관점(point of view)이다. 모든 사고는 어떤 관점으로부터 나온다. 사고는 적절한 관점이 복수로 추구되고, 분명하게 규정되며, 공정하고 논리적으로 고려되고, 일관되고 냉철하게 적용될 때 더 좋다. 여덟째는 함축(implication) 또는 귀결(consequences)이다. 모든 사고는 어딘가로 향하고 있으며 함축과 귀결을 갖는다. 사고는 그것이 지니는 함축과 귀결이 중요하고, 적절하고, 분명하고, 명료하며, 완전할수록 더 훌륭해진다. 아홉째는 맥락(interconnection)이다. 사고는 그것이 고려하고 있는 맥락이 중요하고, 적절하며, 분명하고, 폭넓고, 완전할수록 더 좋다.
그런데 실제 논증에서는 이 요소 모두를 정확하게 구분하기는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설사 구분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실제 글이나 말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데 반드시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요소들 중 상당수는 논증의 요소로 환원 가능하다. 예를 들어, 논증의 근거로서 정보, 결론 또는 추론, 문제, 개념, 함축 또는 귀결, 전제 또는 가정 등은 주장, 근거, 정당화, 증거 등으로 바꿀 수 있다. 이 밖에 목적(의도), 관점, 맥락 등을 ‘논증의 외적 요소’에 포함할 수 있다.
비판적 사고의 표준
비판적 사고의 요소에 상응하여 평가 기준으로 사용되는 아홉 가지 표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분명함(clarity)’이다. ‘분명함’은 표준들 중 가장 기본이 되는 것으로, 불분명한 진술은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이해하기 힘들어 다른 나머지 표준들을 적용할 수조차 없다. 둘째는 ‘정확함(accuracy)’이다. ‘정확함’은 어떤 사물이나 사건을 실제 존재하는 대로 나타내는 상태를 뜻하며 주로 참과 관련된다. 셋째는 ‘명료함(precision)’이다. ‘명료함’은 어떤 진술의 의미를 확실하게 이해하는 데 필요한 세부 사항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넷째는 ‘적절함(relevance)’이다. ‘적절함’은 해당 물음이나 문제와 관련해서 잘 맞아떨어지는 상태를 의미한다. 다섯째는 ‘중요함(importance)’이다. ‘중요함’은 어떤 주제에 대해 사고할 때 가장 중요한 사항에 집중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여섯째는 ‘논리정연함(logicalness)’이다. ‘논리정연함’은 결합된 사고들이 상호 뒷받침하면서 이치에 닿거나 사리에 맞는 상태를 의미한다. 일곱째는 ‘충분함(sufficiency)’이다. ‘충분함’은 어떤 문제와 관련해 필요한 사항들이 목적이나 요구에 맞게 충분히 적절하게 고려된 상태를 의미한다. 여덟째는 ‘폭넓음(breadth)’이다. ‘폭넓음’은 어떤 문제를 유관한 다양한 관점에서 고려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아홉째는 ‘깊이(depth)’다. ‘깊이’는 어떤 문제를 피상적으로 다루지 않고 심층의 복합성을 고려하여 다루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상과 같은 비판적 사고의 표준들은 상당수가 좋은 논증의 조건으로 환원 가능하다. ‘분명함’, ‘정확함’, ‘명료함’은 ‘전제의 수용 가능성’으로, ‘적절함’과 ‘논리정연함’은 ‘전제의 결론 연관성’으로, ‘충분함’은 ‘전제의 적절 충분성’으로 환원 가능하다.
[네이버 지식백과] 논증과 비판적 사고 (논증, 2015. 3. 15., 커뮤니케이션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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