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은

[시온의 소리-권명수] 예수 탄생이 주는 의미

한신학 han theology 2015. 5. 17. 19:39
[시온의 소리-권명수]  예수 탄생이 주는 의미 기사의 사진


어제 우리들은 교회에서 아기 예수 탄생 축하예배를 드렸다. 2000년도 더 전에 있었던 예수의 탄생이 21세기를 사는 나와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교부시대 최고의 신학자인 어거스틴은 “예수의 탄생이 항상 일어나되 내게 일어나지 않는다면 나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이 일이 내게 일어나는 것에 우리의 인생 모든 것이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말이다. 우리들 스스로에게 ‘내 안에 예수가 탄생해 자라고 있는가’를 자문해 본다면 긍정적으로 대답할 수 있을까. 
 
연말연시에 성탄 축하와 연하장에 인사 문구를 담아 안부와 감사를 전한다. 사람들은 한 해의 호의에 감사를 전하지만, 자본주의는 이런 때의 들뜬 분위기를 상품 판매를 위한 절호의 기회로 활용한다.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분위기로 들뜬다고 해도 예수를 믿는 우리들에게 대림절은 주님의 탄생을 기다리며 기리는 신앙생활의 중요한 절기이다. 

아기 예수는 화려하게 태어났어도 시원찮았을 것이다. 그런데 예수는 첩첩산골의 작은 마을인 베들레헴의 마구간에서 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태어났다. 지정학적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길목에 위치한 소아시아 지역이라, 양 대륙의 강대국들이 세력을 확장할 때마다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약소국에서 태어났다. 예수는 이후에도 어부들이 사는 갈릴리 호숫가에서 가난하게 살았다. 

이런 곳에서 세계 정신사에 위대한 인물인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했다. 하늘 보좌에 거하는 영원한 로고스의 절대적 진리가 예수 그리스도라는 한 인간에게서 시간적이며 역사적 사건이 됐다. 하나님의 뜻 안에서 성자 예수가 태어나신 깊은 뜻을 우리가 감지하지 못해 내 존재에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성탄일을 수없이 맞이해도 우리는 하나님과 아무 관계가 없는 사람이 되고 만다. 

그렇기에 이 진리가 나의 주체적 진리가 되고, 실존적 사건이 돼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은총으로 하나님의 양자로 입양된 아들이다. 성경은 “너희는 다시 무서워하는 종의 영을 받지 아니하고 양자의 영을 받았으므로 우리가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짖느니라”(롬 8:15)라고 말한다. 우리가 능력이 많아서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를 수 있게 된 것이 아니라, 주의 은총으로 입양된 아들들이어서 가능해진 것이다.

오늘을 사는 우리의 마음에 하나님께서 2000년 전 보내주신 소아시아 출신의 예수를 기리고 본받는 마음이 생겨야 한다. 아기 예수의 탄생이 우리의 마음속에서 일어나야 한다. 그리스도교는 국적이 없지만, 그리스도인은 자신이 태어나고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 지역과 그 지역이 소속된 국적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하나님의 은총으로 양자 된 신자들은 어째서 하나님의 본성을 감지하지 못하고 살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우리의 심령이 가난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천국에서 살지 못한 것이다(마 5:3). 심령이 가난한 것은 외적 현상인 명예 재물 지식 건강 등을 의지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는 것이다. 우리 영혼이 마구간까지 내려가 그곳에서 태어나는 아기 예수를 모셔 들이는 것이다. 우리 영혼 속의 아기 예수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하나님의 깊은 뜻을 놓치지 않고 키워가야 한다. 

권명수 교수(한신대 목회상담)

입력 2014-12-26 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