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헤겔 지겹다. 내가 봐도 지겹다. 해서 헤겔을 통과해야 근대를 통과하고, 어차피 철학적 이해란 에둘러 가는 것이고, 일상도 의식의 여행을 거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고 싶지도 않다.
그러면 왜 헤겔인가. 기냥 재미있을 것 같아서. 이것이 첫번째 답. 진짜 재미있을까. 그건 나도 모르겠다. 얼핏 드는 생각으로 헤겔 사상은 황당한 이야기를 황당하지 않은 논리적 이야기로 풀어내는 장점이 있으며, 그런 의미에서 전형적인 철학책이 아닌가 싶다.
두번째 답은 뭐냐. 그것은 웬만한 사상책에 헤겔이 웬만하게 걸려 있는 것 같은 느낌. 해서 밑져야 본전 아닌가 이 말이다.
그래도 걸리는 점이 있다. 동양을 아주 우습게 본다는 점. (이 문제는 나중에 별도로 취급해 보기로 하자) 중동 지역이 아니라 중국을 직접 거론하여 원시적이라고 한 점. 헤겔 뿐 아니라 베버도 그랬고, 심지어 맑스도 그랬다. 헤겔은 더군다나 아메리카 인디언을 아주 모욕적으로 취급했다. 거의 짐승 수준으로 생각했다. 액면 그대로 그 인간 만나서 이야기하면 그렇기야 하겠냐마는 논리적 수준에서 그럴 수 있다고 면전에서 이야기할 지도 모른다. 하튼 이 부분은 엄청 기분 나쁘다. 적어도 지보다 먼저 살다 간 라이프니츠도 안 그랬는데 말이다.
초상화 보면 알겠지만 이 인간 엄청 음흠하게 보인다. 음흠이란 말이 국어사전에 없나, 와 빨간 줄(한글로 두드리고 있음)이 안 없어지노. 하튼 음흉한 거는 아닌 것 같은데 행동은 칙칙하고 굼뜰 것 같고, 머리 속은 온갖 생각과 야망이 회오리치고 있는 듯하다.
보통 헤겔의 <정신현상학>을 <정신헤롱학>이라 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근엄하게 칸트의 <순수이성 비판>과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과 함께 독일철학의 3대 난서(難書) 가운데 하나라고도 한다. 이 인간들이 좀 이상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물론 든다. 하이데거 이상한 거야 하늘이 알고 땅이 알지만 칸트가 좀 걸린다.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거 좋아하는 사람들, 유머감각도 풍부하지만 확 땡기지 않는 사람, 이런 사람들 보고 서구적이라 한다면 칸트는 그런 류 같다. 헤겔은 확 땡기긴 하지만 이거 가만히 보면 좀 이상하게 여느 사람들과 박자가 잘 안 맞는 류 같다. 하이데거야 확실한 골수 나찌니까 미루어 상상해 보마 될끼고.
우예 되었든(이거 사투리가?) 인자부터 헤겔을 함 보도록 하겠다.
제일 먼저 멀 봐야 되노. 책부터 봐야제. 임석진이 두 권으로 번역한 <정신현상학>(지식산업사, 1989)이 있다. 이거 읽고 이해하마 그 사람 대단한 사람인기라. 이건 암호로 된 난수표다. <헤겔 미학>을 번역한 독문학자 두행숙이 옮긴 <정신현상학>(분도출판사, 1993)이 있다 카는데, 내가 본 적이 없다. 절판 됐는가, 그건 모리겠다. 또 하나는 양무석이 서문과 서론만을 번역한 <정신현상학 주해집성 1>(형설출판사)이 있다 카는데 이것도 본 적 없다. 그래도 이기 젤 낫다 카더라.
와 이렇게 설레발을 치나 하마 한글로 된 번역본이 쌈빡한 기 없다 이 말이다. 그라마 우얄낀데. 할 수 없이 양글로 봐야지 머. 한국에서 번역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말은 조금씩 알려져 있지만, 나도 해답이 없다. 사람의 문젠지 제도의 문젠지, 아마도 짬뽕되어 있겠지.
근데 일본의 근대화는 번역과 진행되었다고들 한다. (이것도 난중에 살펴보자) 그만큼 학문적 기초가 탄탄하다 이 말이다. 허나 예전에 일본어 번역본을 멋대로 표절해 대는 바람에 일본 번역판을 멀리하는 경향이 있지만 조금이라도 일본어를 볼 줄 아는 사람은 그럴 필요도 없을 것 같다. 가네꼬 다께조(金子武藏)가 번역한 <精神の現象學(上·下)>(岩派書店, 1989)이 있는데, 원저간행(原著刊行)은 1807년이라고 한다. 또 하나는 하세가와 히로시(長谷川宏)가 번역한 <精神現象學>(作品社, 1998)이 있다. 이 번역본은 난서(難書)라는 <정신현상학>을 철학 전문 용어를 피하고 평이하고 쉬운 일본어로 번역하여 화제가 된 책이기도 하다. 베스트셀러 반열에도 올랐다고 들은 것 같다. 확실한 건 모르겠지만 우리도 인문교양서가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는 것을 보마 그렇게 의심할 일도 아닐 것 같다. 이런 번역본에서 의역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겠지만 일상어를 사용한 쉬운 번역은 시도해 볼만한 일이기도 하거니와, 동시에 일본 번역의 탄탄한 기초를 보여주는 쾌거이기도 하다.
그 다음에 원본인지 원전인지 함 보도록 하자. 기냥 원서로 해야 한다는 이도 있지만 기냥 원본으로 하기로 하자. 소위 정전(正典)에서 벗어나 보자고 하는 말인데, 그에 합당한 말을 찾기도 어렵다. 원전이자 원본은 맞는 것 아닌가. 수입풍토를 바꾸면 말도 바뀌겠지. 허나 수입을 그만둘 수도 없고. 오고가는 것이 세상사인데.
독일어판부터 보자.
1. 호프마이스터(Johannes Hoffmeister)가 편집한 판본(Hegel, G.W.F., Phänomenologie des Geistes, Hamburg: Felix Meiner, 1952).
2. 몰덴하우어와 미켈(Eva Moldenhauer und Karl Markus Michel)이 편집한 판본(Hegel, G.W.F., Phänomenologie des Geistes, Frankfurt am Main: Suhrkamp Verlag, 1986) 이는 주어캄프 출판사에서 간행된 20권짜리 전집에서 3권이다. 1970년에 처음 간행되었다. 나는 주로 1을 사용한다.
영어 번역판은 베일리 번역본(Baillie, J.B., Hegel's Phenomenology of Mind: Translator's Introduction, New York and Evanston: Harper & Row, 1967)과 밀러 번역본(Miller, A.V., G.W.F. Hegel, Phenomenology of Mind, London: Oxford University Press, 1979)이 있다. 후자에는 핀들레이(J.N. Findlay)의 서문이 실려 있으며, 이 번역본이 많이 사용된다. 참고로 불어 번역본은 헤겔 주석가로 유명한 이뽈리뜨가 2권으로 간행한 판본이 있다. Jean Hyppolite, La phenomenologie de l'esprit, Paris: Editions Montaigne, 1966.
"일상적 의식인 감각적 확신에서 출발하여, 시공간 전체를 관조하는 절대지에 이르는 의식의 여정을 그린 책"이라고 주로 소개되는 <정신현상학>은 개인과 역사의 형성사이자 동시에 정신의 발달사이다. 어찌됐든 함 시작해 보자. 다음에는 입문서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그러면 왜 헤겔인가. 기냥 재미있을 것 같아서. 이것이 첫번째 답. 진짜 재미있을까. 그건 나도 모르겠다. 얼핏 드는 생각으로 헤겔 사상은 황당한 이야기를 황당하지 않은 논리적 이야기로 풀어내는 장점이 있으며, 그런 의미에서 전형적인 철학책이 아닌가 싶다.
두번째 답은 뭐냐. 그것은 웬만한 사상책에 헤겔이 웬만하게 걸려 있는 것 같은 느낌. 해서 밑져야 본전 아닌가 이 말이다.
그래도 걸리는 점이 있다. 동양을 아주 우습게 본다는 점. (이 문제는 나중에 별도로 취급해 보기로 하자) 중동 지역이 아니라 중국을 직접 거론하여 원시적이라고 한 점. 헤겔 뿐 아니라 베버도 그랬고, 심지어 맑스도 그랬다. 헤겔은 더군다나 아메리카 인디언을 아주 모욕적으로 취급했다. 거의 짐승 수준으로 생각했다. 액면 그대로 그 인간 만나서 이야기하면 그렇기야 하겠냐마는 논리적 수준에서 그럴 수 있다고 면전에서 이야기할 지도 모른다. 하튼 이 부분은 엄청 기분 나쁘다. 적어도 지보다 먼저 살다 간 라이프니츠도 안 그랬는데 말이다.
초상화 보면 알겠지만 이 인간 엄청 음흠하게 보인다. 음흠이란 말이 국어사전에 없나, 와 빨간 줄(한글로 두드리고 있음)이 안 없어지노. 하튼 음흉한 거는 아닌 것 같은데 행동은 칙칙하고 굼뜰 것 같고, 머리 속은 온갖 생각과 야망이 회오리치고 있는 듯하다.
보통 헤겔의 <정신현상학>을 <정신헤롱학>이라 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근엄하게 칸트의 <순수이성 비판>과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과 함께 독일철학의 3대 난서(難書) 가운데 하나라고도 한다. 이 인간들이 좀 이상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물론 든다. 하이데거 이상한 거야 하늘이 알고 땅이 알지만 칸트가 좀 걸린다.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거 좋아하는 사람들, 유머감각도 풍부하지만 확 땡기지 않는 사람, 이런 사람들 보고 서구적이라 한다면 칸트는 그런 류 같다. 헤겔은 확 땡기긴 하지만 이거 가만히 보면 좀 이상하게 여느 사람들과 박자가 잘 안 맞는 류 같다. 하이데거야 확실한 골수 나찌니까 미루어 상상해 보마 될끼고.
우예 되었든(이거 사투리가?) 인자부터 헤겔을 함 보도록 하겠다.
제일 먼저 멀 봐야 되노. 책부터 봐야제. 임석진이 두 권으로 번역한 <정신현상학>(지식산업사, 1989)이 있다. 이거 읽고 이해하마 그 사람 대단한 사람인기라. 이건 암호로 된 난수표다. <헤겔 미학>을 번역한 독문학자 두행숙이 옮긴 <정신현상학>(분도출판사, 1993)이 있다 카는데, 내가 본 적이 없다. 절판 됐는가, 그건 모리겠다. 또 하나는 양무석이 서문과 서론만을 번역한 <정신현상학 주해집성 1>(형설출판사)이 있다 카는데 이것도 본 적 없다. 그래도 이기 젤 낫다 카더라.
와 이렇게 설레발을 치나 하마 한글로 된 번역본이 쌈빡한 기 없다 이 말이다. 그라마 우얄낀데. 할 수 없이 양글로 봐야지 머. 한국에서 번역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말은 조금씩 알려져 있지만, 나도 해답이 없다. 사람의 문젠지 제도의 문젠지, 아마도 짬뽕되어 있겠지.
근데 일본의 근대화는 번역과 진행되었다고들 한다. (이것도 난중에 살펴보자) 그만큼 학문적 기초가 탄탄하다 이 말이다. 허나 예전에 일본어 번역본을 멋대로 표절해 대는 바람에 일본 번역판을 멀리하는 경향이 있지만 조금이라도 일본어를 볼 줄 아는 사람은 그럴 필요도 없을 것 같다. 가네꼬 다께조(金子武藏)가 번역한 <精神の現象學(上·下)>(岩派書店, 1989)이 있는데, 원저간행(原著刊行)은 1807년이라고 한다. 또 하나는 하세가와 히로시(長谷川宏)가 번역한 <精神現象學>(作品社, 1998)이 있다. 이 번역본은 난서(難書)라는 <정신현상학>을 철학 전문 용어를 피하고 평이하고 쉬운 일본어로 번역하여 화제가 된 책이기도 하다. 베스트셀러 반열에도 올랐다고 들은 것 같다. 확실한 건 모르겠지만 우리도 인문교양서가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는 것을 보마 그렇게 의심할 일도 아닐 것 같다. 이런 번역본에서 의역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겠지만 일상어를 사용한 쉬운 번역은 시도해 볼만한 일이기도 하거니와, 동시에 일본 번역의 탄탄한 기초를 보여주는 쾌거이기도 하다.
그 다음에 원본인지 원전인지 함 보도록 하자. 기냥 원서로 해야 한다는 이도 있지만 기냥 원본으로 하기로 하자. 소위 정전(正典)에서 벗어나 보자고 하는 말인데, 그에 합당한 말을 찾기도 어렵다. 원전이자 원본은 맞는 것 아닌가. 수입풍토를 바꾸면 말도 바뀌겠지. 허나 수입을 그만둘 수도 없고. 오고가는 것이 세상사인데.
독일어판부터 보자.
1. 호프마이스터(Johannes Hoffmeister)가 편집한 판본(Hegel, G.W.F., Phänomenologie des Geistes, Hamburg: Felix Meiner, 1952).
2. 몰덴하우어와 미켈(Eva Moldenhauer und Karl Markus Michel)이 편집한 판본(Hegel, G.W.F., Phänomenologie des Geistes, Frankfurt am Main: Suhrkamp Verlag, 1986) 이는 주어캄프 출판사에서 간행된 20권짜리 전집에서 3권이다. 1970년에 처음 간행되었다. 나는 주로 1을 사용한다.
영어 번역판은 베일리 번역본(Baillie, J.B., Hegel's Phenomenology of Mind: Translator's Introduction, New York and Evanston: Harper & Row, 1967)과 밀러 번역본(Miller, A.V., G.W.F. Hegel, Phenomenology of Mind, London: Oxford University Press, 1979)이 있다. 후자에는 핀들레이(J.N. Findlay)의 서문이 실려 있으며, 이 번역본이 많이 사용된다. 참고로 불어 번역본은 헤겔 주석가로 유명한 이뽈리뜨가 2권으로 간행한 판본이 있다. Jean Hyppolite, La phenomenologie de l'esprit, Paris: Editions Montaigne, 1966.
"일상적 의식인 감각적 확신에서 출발하여, 시공간 전체를 관조하는 절대지에 이르는 의식의 여정을 그린 책"이라고 주로 소개되는 <정신현상학>은 개인과 역사의 형성사이자 동시에 정신의 발달사이다. 어찌됐든 함 시작해 보자. 다음에는 입문서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출처 : 목단설
글쓴이 : 연사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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