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성훈장 [-銀星勳章]

가치철학 [philosophy of value, 價値哲學]

한신학 han theology 2019. 5. 21. 20:55

가치철학

 , philosophy of value ]

가치로써 근본원리를 삼는 철학. 가치철학이 성립된 것은 19세기 후반 이후의 일이다. 유럽에서는 프랑스혁명과 영국의 산업혁명 후 경제적 · 사회적으로 현저한 발전을 이룬 반면에, 역사적 · 사회적 상황이 커다란 변동을 일으키게 되자 새로운 인생관을 확립해야 한다는 요구가 점차적으로 높아갔다. 오랜 역사를 통해 유럽정신사()를 지배해 왔던 그리스도교에 대항하여 ‘모든 가치의 전환()’을 주장한 니체의 사상도 그 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가치철학을 하나의 체계로 이루어낸 것은 신()칸트학파이고 그 중에서도 특히 서남독일학파, 즉 바덴학파이다. 19세기 전반에 헤겔의 형이상학적 실체개념()보다도 관계개념()을 중요시하며 가치철학의 근거를 이 관계개념에 두고 활발한 전개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경향에 의하여 가치의 실재성을 존재하는 사물이나 발생되는 사건() 또는 성립되는 사태()와 구별하고 또한 심리작용에 의하지 않는 타당성()이라는 생각을 기초로 삼게 되었다. 이것은 R. H. 로체가 처음 주장한 것으로 관계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타당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그것은 실체의 나타남으로써가 아니라 가치의 실현으로써 긍정()되는 것이다. 헤겔에서 본 바와 같이 유한한 것은 무한한 정신의 나타남이라고 보지 않고 유한한 것을 통하여 가치의 타당성이 발현되는 것으로 보게 되었다. 그러므로 정신과 가치는 다 같이 유한한 것에 나타난 것이기는 하지만 정신은 실체적임에 대하여 가치는 관계적인 것이다.

여기에서 가치철학이 이루어졌으며 그것을 하나의 체계로 이루어 놓은 선구자는 빈델반트이다. 빈델반트에 있어서 가치는 초주관()의 객관성으로서 헤겔의 이른바 ‘절대정신’에 비등할 만한 것이다. 그러므로 객관정신을 통하여서만 파악되는 역사의 문제도 가치철학의 문제가 되었고, 이에 따라서 문화가치란 것도 뚜렷해졌다.자연과학의 보편적 방법에 대하여 역사의 개별적 방법에 따른 역사적 개체가 중심문제가 되었다. 그가 말하는 문화가치는 독일관념론의 전통적 주관주의에 의하여 이성()가치와 불가분의 관계를 가진 것으로, 그는 이성가치에 따라 진() · 선() · 미() · 성()의 절대가치를 체계화하였다. 이어 H. 리케르트는 가치의 논리적구조를 밝히고자 주관의식의 분석에 힘썼고 이성가치를 중심문제로 삼았다.

그 뒤로 E. 라스크B. 바우흐H. 뮌스터베르크 등은 신칸트학파로서 가치철학을 더욱 발전시켰다. 이러한 신칸트학파와 병행하여 독오()학파에서는 가치의 문제를 심리학적 · 윤리학적으로 고찰하였다. 즉 E. 브렌타노를 계승한 A. 마이농은 대상론에 근거하여 가치를 감정가치라는 심리적 과정에 관련시키면서 객관적·절대적 가치의 가능성을 주장하였고, C. 에렌펠스는 주의주의()의 입장에서 가치를 욕망에 관련시켜 윤리학으로서 전개하였다. 또한 독오학파를 이어 현상학()을 수립한 E. 후설의 영향을 받은 M. 셸러는 칸트철학의 형식주의에 반대하여 실질적이면서도 선천적·현상학적인 본질직관()으로써 감득()하는 객관적인 가치를 주장하여 실질적 가치윤리학을 세웠다. 이와 같이 가치철학은 독일에서 발전하였는데 영·미에서도 점차 중요시되었다.

영국에서는 신칸트학파의 영향을 받은 B. 보즌키가 비판적 가치철학을 발전시켰고, W. R. 솔리는 인격적 이상주의에 입각하여 도덕적 가치론을 성취하였다. S. 알렉산더, G. E. 무어, 레에드 등도 각자의 입장에서 가치론을 근거로 삼아 윤리학을 수립하였다.

미국에서는 특히 액시올로지라는 이름으로 20세기 이후로 가치철학을 중요시하였다. 일찍이 독일의 A. 마이농으로부터 배운 W. M. 이어번은 현상학적 입장에서 가치철학을 건설하였고, 또 R. B. 페리는 W. 제임스의 문인()으로서 신실재론()의 입장에서 ‘흥미’의 발생과 변질에 따라 가치도 역사적·사회적으로 생성·변화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가치론은 프래그머티즘과도 가깝게 되었는데, 그 대표자인 J. 듀이는 사실판단과 가치판단의 구별을 인정하지 않고 일상의 경험 속에서 가치 있는 목적을 찾을 뿐이라고 하면서 인생의 궁극적 목적을 배제하였으나, 이러한 가치의 이론이 그대로 그의 철학의 근본을 이루었다.

또 현대 미국철학의 큰 조류를 이루고 있는 논리실증주의는 가치판단이란 것을 무의미한 것으로 삼고 이를 배제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가치판단을 경험판단의 한 형식으로 삼고 프래그머티즘과 보조를 같이하면서 가치철학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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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전은『세계철학사』독자들을 위한 사전으로 이 땅에서 자연과 사회 및 인간 사유의 일반적 발전 법칙을 탐구하여 올바른 세계관을 수립하고 인식과 실천의 과학적 방법을 연구 ․... 자세히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