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美대사관 돌진 공무원 불구속 수사…"도주우려 없어"

석방 후 구급차 타고 이동…가족 "정신병원 입원 예정"지난 7일 오후 7시 15쯤 공무원 A(48)씨가 서울 종로구 세종로 주한미국대사관 정문을 자신이 운전하던 승용차로 돌진해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견인되는 주한미대사관 돌진 승용차.2018.6.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승용차로 주한미국대사관 정문을 들이받아 붙잡힌 여성가족부 소속 공무원 윤모 서기관(47)에 대해 경찰이 불구속 수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윤씨는 석방돼 정신병원에 입원할 예정이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8일 "윤씨는 주거가 일정하고 가족 관계 등으로 봐서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며 "초범이고 정신질환에 의한 우발적 범행으로 확인되는 점을 고려해 불구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날 오후 7시20분쯤 윤씨를 석방했다. 윤씨는 준비된 구급차를 타고 경찰서를 나와 정신병원으로 이동했다. 앞으로 윤씨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경찰의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석방 직후 가족들이 피의자를 정신병원에 입원시켜 치료하겠다고 했다"며 "피의자의 범행이 정신질환에 의한 우발적 범행으로 판단되나 계획된 범죄 가능성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씨는 7일 오후 여가부에 연가를 내고 업무 관련 상담을 이유로 동승자인 노모씨를 서울역에서 만났다. 윤씨는 노씨의 차를 타고 미 대사관까지 함께 이동하던 도중 노씨에게 자신이 운전하겠다고 수차례 부탁했다.

노씨는 미 대사관과 KT빌딩 사이를 빠져나오기 전 윤씨에게 자리를 넘겨줬고 윤씨는 운전대를 잡은 직후 미 대사관 앞 도로 2차선에서 속도를 높여 대사관 철제 정문을 들이받았다.

경찰 조사에서 윤씨는 범행을 모두 시인했다. 윤씨는 범행동기에 대해 "당시 제정신이 아니었고 귀신에 씌었다"며 "미 대사관 정문을 들이받고 들어가 망명 신청을 하면 미국에 갈 수 있겠다는 망상이 생겨 그 같은 행위를 했다"고 진술했다.

한편 윤씨는 과거 과대망상증으로 2차례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으며, 지난해 8월 여가부 미국 연수 후보자로 선정된 후 최근 영어공부를 하면서 증상이 재발했다고 진술했다. 지난 2일에는 토플 시험을 보던 중 두통 때문에 시험을 포기하기도 했고, 지난 3일간은 거의 잠을 자지 못해 증상이 심해졌다고도 했다.

iron@news1.kr